밤길을 달리고 있는데, 갑자기 눈앞이 칠흑같이 깜깜해집니다.
사라진 속도계에 당황한 운전자가 다급히 옆 사람을 부릅니다.
최근 들어 벤츠 E클래스 차량에서 나타나고 있다는 계기판 꺼짐 현상입니다.
"바로 나오죠. 방금 이게 꺼진 거예요."
[조범희 / 벤츠 E클래스 차주 : 시동 걸고 운행 중에 빈번하게 꺼지고, 2~3초간 순간적으로 계기판 전체가 꺼졌다 켜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.]
안전 문제가 걱정돼 차를 몰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.
[이현지 / 벤츠 E클래스 차주 : 아기들 태우고 집에 가는데 계기판이 갑자기 꺼져서 급브레이크를 밟았었어요. 지금 불안해서 차를 못 타고 다니고 있어요.]
같은 피해를 호소하는 사람들만 80명이 넘는 상황.
대부분 지난 4월 벤츠가 실시한 통신 관련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이후 이런 현상이 벌어졌습니다.
[벤츠 서비스센터 관계자 : 업데이트되고 통신 되는 과정에서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 같다는 것까지만….]
전문가들은 차량 상태를 알려주는 계기판이 꺼지면 위험하다고 지적합니다.
[김필수 / 대림대학교 미래자동차학부 교수 : 만약에 계기판에 문제가 생기면 자동차 상태가 어떤지 확인할 방법이 없어요. 안전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고 사고까지 이어질 수 있는….]
벤츠 코리아 측은 지난달 22일부터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.
하지만 업그레이드를 받은 차주들은 이후 또 다른 문제가 생겼다고 주장합니다.
[벤츠 E클래스 차주 : 앱도 비활성화라고 가정을 해서 일단 1차 조치를 받았고요. 전혀 문제가 없던 내비게이션 화면이 확 꺼지는데….]
임시방편에 불과한 해결책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.
[이호근 / 대덕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 : 고객의 각종 툴에 사용제약을 둔다거나 다른 문제가 유발된 건 완벽한 해결책이 아니라서 좀 더 심사숙고하게 많은 표본집단을 대상으로 완벽한 솔루션을 다시 만들어야 한다….]
벤츠 E클래스 계기판 꺼짐 문제로 한국교통안전공단에 접수된 리콜 건수는 27건으로, 최근 한 달 사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.
공단은 현재 관련 자료를 분석하고 있다며, 안전상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국토교통부에 결함 조사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.
YTN 황보혜경입니다.
촬영기자ㅣ정태우
자막뉴스 제작ㅣ이 선 에디터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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